영국에서 석사 과정 공부하기 (1. 학기 구성)
영국에서 석사 과정(Master’s course)을 공부한다는 것, 사실 나 역시 참 궁금했었다. 영국은 고사하고 유럽의 어느 나라에도 가본적이 없었기에 지역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석사과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함도 있었다.
2012년 가을부터 혁신(Innovation) 연구의 발원지로 평가되는 SPRU (스프루,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Unit)에서 기술혁신경영 분야의 석박사 통합과정(또는 연계과정)을 시작하여 반 년이 지난 지금, postgraduate student로서 영국의 석사 과정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했기에 블로그에 적어 둔다.
영국의 학기 -SPRU가 소속된 Univ. of Sussex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9월에 시작된다. 그러나 1년 3학기(teaching block이라고도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과와 과목 소개를 하는 1주일의 오리엔테이션 기간 후 12월 초까지 약 10주간의 수업, 한 달 방학 후 1월 초부터 3월 말까지 10주간의 수업이 진행된다. (사실 집중적으로 수업과 세미나가 진행되는 기간은 이 기간이라 해도 될 것 같다.) 3월 마지막주에 시작되는 일 주일의 부활절 휴일(Easter teaching break)이 끝난 뒤 2주 정도 수업 을 하고 한 달 동안의 봄방학이 이어진다 (부활절 휴일 전에 종강하는 과목들도 있다). 봄방학이 끝난 5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간간이 기말고사를 보거나 에세이를 제출하고 (내 경우 이 기간에 수업은 없다), 6월 중순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석사 논문은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작성하여 9월 초에 제출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한 달 간의 겨울 방학이 끝나는 1월 초에 1학기 과목들의 시험을 보거나 에세이를 제출하고, 역시 한 달 간의 봄 방학이 끝나는 5월 중순에 2학기 과목들의 시험을 보거나 에세이를 제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달 반의 여름 방학이 끝나면 논문을 제출한다. 과목에 따라 수업 중간주에 추가 에세이로 평가를 하기도 한다.
수업, 시험과 동시에 방학, 개학과 동시에 시험,
수업, 방학, 개학과 동시에 시험,
수업 별로 없는 수업기간, 방학, 논문제출..
이렇게 하면.. 1년간 석사 학위 진행이… 된다. 타이트하게… 이 경우 문제가 될만한 것은, 정확히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결과물을 낼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 요구하는 분량이 상당히 많은 학기와 방학같지 않은 방학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석사논문 주제(Dissertation topic)를 제출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바로 이번주였다 -_-;). 몇 번 이야기를 들은 것이, 영국 학생들은 정말 공부에 뜻이 있는 경우에만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나이들어 정말 공부가 하고싶어 대학원에 오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한다 (돌아보니, 대부분의 유럽 학생들보다 띠 동갑이 넘는 나이지만, 스프루 동기생중에 가장 나이 많은 분은 나보다 30세 이상 많으시다..). 하고자 하는 공부와 주제등이 명확하지 못하면 몸은 바쁘지만 갈팡질팡하기 쉬운 것이 1년간의 3학기 제도가 아닐까 한다.
3월에 시작하여 2년간 진행되는 한국의 석사 과정과 어떤 차이가, 어떤 장단점이 있을지는 사람들마다 판단이 다를 것이다. 적어도 내 경우 한가지 확실하게 느껴지는 차이는, 한국은 확실히 시험을 마치고 방학은 제대로 분리되었다는 점이다. 방학 기간동안 연구실 출근을 하건, 인턴십 실습을 하건, 적어도 개학과 동시에 제출하는 것은 없었으니말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하나만 추가하자면, 이곳에서 교수님들께 인사하는 문화가 상당히 다른 점이 인상적이었다. 누구누구 교수님 대신 이름을 부르는 문화이다보니, 말로는 "하이 제임스(가명이다)!" 하고 손흔들며 인사하면서 고개는 정중히 목례를 함께 하는 것이 학기초에 다반사였고, 아직도 적응은 잘 되지 않는다. 끙.



